미국의 유명 대학들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압력에 직면해 있습니다. 최근 하버드 대학은 미국 백악관으로부터 요구받은 정책 변경을 거부하면서, 20억 달러 이상의 연방 정부 지원금과 계약을 동결당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해당 요구사항 중에는 다양성, 평등 및 포용 프로그램(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의 철폐, 캠퍼스 내에서의 마스크 금지, 공정 기반 채용 및 입학 개혁 실시, 그리고 학교 구성원들의 활동보다 학문에 더 충실할 것을 요구하는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독립성과 헌법상 권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버드가 이처럼 명확히 거부 입장을 보인 것은 미국 내 타 엘리트 대학들과 비교해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 대학을 정치적 실체로 간주하여 과세할 가능성까지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조치는 특정 학문적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으며, 학문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하버드 의대 공중보건학부 교수인 사라 포춘의 결핵 연구가 중단된 것은 6000만 달러 규모의 국립보건원(NIH) 계약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태는 다른 몇몇 대학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컬럼비아 대학은 반유대주의 문제 해결 실패로 인해 4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 재정 지원 중단 조치를 받았고, 스탠퍼드와 프린스턴 대학 역시 비슷한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러한 여파로 인해 일부 연구 작업이 중단되거나 추가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 내 탑클래스 대학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핵심 가치와 미션을 유지하면서 외부 압력에 맞서 나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하버드와 같은 기관이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며 독립성을 지킬 때 그 파장은 단순한 재정 지원 중단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많은 전문가들과 교육계 인사들이 현재 상황을 ‘1950년대 레드 스케어(Red Scare)’ 이후 최대의 위협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만큼 이번 사건은 미국 대학들의 자유와 독립성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앞으로 미국 고등교육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