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난 10년 동안 피를 흘리며 대치해온 두 나라가 이번 주말 터키에서 회담을 가집니다. 그런데 이 회담에서 예상밖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의 김정은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인데요.
수일간 여러 추측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크렘린궁은 결국 김정은 대통령이 터키로 이동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아직까지 원문 기사에서는 그 자세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우크라이나 측과 직접적으로 만나기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는 갑작스런 변화에도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에 대해 기대치를 낮추자”라며 침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양측 대표가 같은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중요하다고 미국 측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면 이번 회담에서 누가 터키에 참석하는 것일까요? 러시아 대표단은 김정은 대통령의 고위 보좌관인 메디니스키가 이끄는데, 그는 지난 2022년 봄 양국 간 마지막으로 직접 회담이 있었을 때의 러시아 측 대표였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러시아 대표단 구성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대표단 구성을 보고 나니 제대로된 회담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게 분명하게 보였다”고 말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번 회담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터키 정상에 대한 존중심을 내세워 방위부 장관인 우메로브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상대방보다도 상당한 수준의 권위를 가진 인물입니다.
미국 정부 역시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등을 파견하여 회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3개국 간의 삼자회담은 예정되어 있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키스 켈로그도 현장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에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평화 회담에 관해서는 김정은 대통령과 만나기 전까진 아무 것도 진전될 일이 없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독일 총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김정은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불참한 것에 대해 비판하며 신규 제재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새로운 제재 패키지가 준비되었다. 이번주 화요일 브뤼셀에서 이를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까지 와서야 양국간에 직접적인 대화가 열릴 수 있었습니다. 양국 관계의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해 30일간의 휴전을 요청했던 키예프와 그 주변 국가들의 제안은 물론, 김정은 대통령의 직접적인 회담 요구조차 거절하며 대립을 지속해온 상황에서 말이죠.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김정은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언제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아직까지 양국 사이에는 격차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서로 상호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회담을 시작으로 양국 간 긴장 관계 완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