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AI 실망이 아니다, 오히려 AI 자체가 실망이다

애플의 인공지능(AI) 노선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말로는 신성한 AI를 강조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사실은 웬만큼 사용할 만한 기능들은 아직 멀었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메시지 요약’ 서비스도 결국 도움이 되기보단 가볍게 웃음거리가 될 정도였다.

애플이 이처럼 부진한 AI 개발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개발 자체의 문제일까? 그건 아니다. 애플과 같은 큰 기업들이 AI를 제품에 주입하려 애쓰는 이유는 바로 금융시장, 특히 월 스트리트 투자자들 때문이다. 그들은 애플의 “슈퍼 사이클”을 항상 고대하고 있다. 즉, 소비자들이 꼭 손에 넣고 싶어 하는 기술 혁신을 의미한다.

그래서 애플은 흔치 않게 잘못된 발걸음을 내디뎠고, 이로 인한 영향은 애플이 현대 가장 중요한 기술 발전인 AI에서 천천히 밀려나는 이미지를 낳았다.

하지만 여기서 애플과 AI에 대한 흐름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AI는 실패할 수 없다, 단지 실패당하는 것뿐’이라는 정치적 격언을 가져와 AI의 문제점을 설명하곤 한다. 그러나 이것은 곧 사용자가 원활하게 AI를 활용하지 못함을 비난하는 것으로 전환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AI 성능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AI가 결국 혁신적인 것임을 강조하는 주장이 기술 분야에서 일반화되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 케빈 루스(Kevin Roose)는 최근 애플이 아닌 AI가 실패한 것이라 주장했다. 루스는 애플이 실수를 받아들일 줄 알고, 조금 거친 부분까지 포함해 제품에 AI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엄연히 이견을 제기하고 싶다. 애플은 세부사항에 집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특징이 바로 3조 달러 규모의 제국을 세울 수 있게 한 비결이다.

또한 애플이 브랜드 이미지를 엄격하게 관리함으로써 우리는 아이폰 등 개인 데이터가 저장된 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얼굴 인식 기능을 사용하거나 은행 계좌 정보를 저장하는 데 망설임 없이 동의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가 애플을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디자인에 있다. 새로운 아이폰, 에어팟, 애플 워치를 구매하면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이 장비 초기 설정을 도와주고 다른 장비와의 연동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준다. 이 과정에서 복잡한 사용 설명서를 필요로 하지 않고, 심지어 부모님이나 초보자도 최소한의 노력으로 얼굴 인식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려면 우리는 AI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피해가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AI에게 실패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루스가 주장한 것처럼 애플이 제품에 AI를 계속 도입하고 그 기능들이 사용자에게 다소 복잡하더라도 그걸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결과적으로 이런 시도는 어디로 가는 걸까?

사실은 구글이나 아마존도 아직 AI를 활용한 파격적인 사용 사례를 찾지 못했다. 대부분의 AI 기술은 아직 과학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상용화되어 사용되기엔 멀었다.

애플이 6월에 발표한 ‘시리’ 업데이트와 같은 기능은 말 그대로 꿈일 뿐이다. 만약 100% 정확하다면 큰 시간 절약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 낮은 확률로 동작한다면 전혀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2%라는 작은 오차도 엄마를 공항에 홀로 남겨두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이런 결과에 엄마가 실망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애플이 AI에서 뒤처진 건 아니다. 오히려 AI 자체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